[레슨앤런 · 7편] 여행 사진·영상 6,000개를 토큰 0으로 보정한 방법 — AI에게 “보라” 대신 “코드를 짜라”

Cowork 레슨앤런 시리즈 · 7편 — 사진·여행 자동화


시즈오카 여행을 다녀오니 사진과 영상이 6,000개 가까이 쌓였다. 블로그에 올리기 전에 색감을 한 번 손보고 싶었는데, 여기서 덜컥 겁이 났다. “이걸 AI한테 보정시키면 6,000번을 시키는 셈인데, 토큰이 어마어마하게 들지 않을까?”

평소 토큰을 아끼려고 신경 쓰던 터라(토큰 이야기는 백서 4편에서 따로 정리했다), 사진 한 장 한 장을 AI에게 보여주며 보정을 시키는 그림이 그려지자 시작도 전에 망설여졌다. 그런데 막상 해보니 6,000개를 보정하는 데 토큰은 거의 들지 않았다. 그 이유와 과정을 정리한 글이다.

다만 실제로 돌린 스크립트 코드나 세부 설정값 같은 “그대로 복붙할 도구” 는 이 글에 없다 — 여기선 어떤 원리로 토큰이 안 들었는지, 어디서 막혔고 어떻게 풀었는지 흐름만 다룬다.


내가 처음 했던 오해

나는 “사진을 보정한다” 는 걸 이렇게 상상했다. AI가 사진을 한 장 열어서 보고 → 어둡네, 밝히자 → 다음 장 열어서 보고 → 채도 올리자… 이걸 6,000번 반복. 사진을 “본다” 는 건 토큰을 쓰는 일이니까, 6,000장이면 토큰도 6,000배라고 생각한 것이다.

이 오해의 핵심은 보정을 “AI가 매번 들여다보며 판단하는 일”로 본 것이었다. 실제로는 정반대였다.


핵심 깨달음 — 보정은 ‘생각’이 아니라 ‘반복 노동’이다

색감 보정은 사실 사진마다 새로 “판단” 할 게 없는 작업이다. “밝기 살짝, 채도 살짝, 대비 살짝, 선명도 살짝” — 이 규칙을 6,000장에 똑같이 적용하면 된다. 즉 한 번 정해두면 그다음은 기계가 반복하는 단순 노동이다.

그래서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. AI에게 사진을 6,000번 보여주는 게 아니라, AI는 “이 규칙대로 보정하라”는 작은 프로그램(코드)을 딱 한 번 짜주고, 그 프로그램이 내 컴퓨터에서 6,000장을 알아서 돌린다. AI가 한 일은 “코드 한 벌 작성 + 잘 되는지 몇 장 점검” 뿐이다.

여기서 토큰이 갈린다. 정리하면 이렇다.

AI가 사진을 직접 본다코드가 처리한다
토큰사진 수만큼 계속 듦코드 짤 때 한 번만, 그 후 0
6,000개 처리비현실적 (토큰 폭발)거의 0
누가 일하나AI(매번)내 컴퓨터(반복)

토큰이 드는 건 “AI가 생각·판단하는 순간”이지, “작업의 양”이 아니다. 단순 반복은 코드로 떠넘기면 양이 아무리 많아도 토큰과 무관하다. 이게 이번에 가장 크게 와닿은 한 줄이다.

보정 시작 화면 캡처
실행하자마자 뜬 화면. 사진 3,209장·영상 2,698개를 한 번에 잡았다. AI가 한 장씩 보는 게 아니라 코드가 내 컴퓨터에서 돌린다.

진짜 갈림길은 “어디서 돌리느냐”였다

토큰 문제가 풀리고 나니, 예상 못 한 두 번째 벽이 나왔다. 같은 코드라도 어디서 돌리느냐에 따라 속도가 천지 차이였다.

처음엔 Claude가 작업하는 클라우드 공간에서 바로 돌려 결과를 내 폴더에 저장하려 했다. 그런데 클라우드에서 내 클라우드 저장폴더로 파일을 써넣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. 6,000개에 13GB나 되는 결과물을 그 느린 통로로 밀어 넣으면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데다, 작업이 자꾸 중간에 끊겼다.

방향을 틀었다. 무거운 처리는 내 노트북에서 직접 돌리는 게 답이었다. 내 PC는 저장이 로컬이라 빠르고, 코어(동시에 일하는 일꾼) 수도 훨씬 많았다 — 클라우드가 2개일 때 내 노트북은 16개였다. 그래서 Claude에게 부탁한 최종 결과물은 “6,000개를 직접 보정한 파일들” 이 아니라, 내가 더블클릭만 하면 내 PC에서 전부 알아서 보정되는 작은 실행 파일이었다.

비개발자로서 이번에 배운 게 이거다. “AI에게 시킨다 = 클라우드에서 다 해준다”가 아니다. 가벼운 머리 쓰는 일(어떻게 할지 설계)은 AI가, 무겁고 양 많은 반복 노동은 내 컴퓨터가 — 이렇게 일을 나누면 빠르고, 토큰도 안 들고, 끊기지도 않는다.


솔직히, 한 번에 되지는 않았다

레슨앤런이니 안 된 것도 적는다. 더블클릭 한 번으로 깔끔하게 끝났으면 좋았겠지만, 실제로는 세 번 돌렸다.

  • 1차 — 사진 3,209장은 전부 잘 됐는데, 영상이 전부 실패했다. 클라우드(점검용 환경)에서는 멀쩡하던 게 내 PC(윈도우)에서만 어긋나는, 환경 차이에서 온 문제였다.
  • 2차 — 영상 문제를 고쳤더니 이번엔 MP4 영상은 다 되는데 한 종류(MOV)만 또 실패했다. 아이폰 MOV 안에 눈에 안 보이는 빈 소리 트랙이 하나 더 들어 있어서 변환이 걸렸던 것.
  • 3차 — 그 부분을 고치니 남은 영상까지 전부 오류 0으로 끝났다.

여기서 좋았던 건, 다시 돌려도 이미 보정된 건 건너뛰고 실패한 것만 이어서 한다는 점이었다. 그래서 세 번 돌렸어도 사진 3,209장을 세 번 다시 한 게 아니라, 매번 “못 한 것” 만 채웠다. 실패가 나도 처음부터 다시가 아니라는 것 — 대량 작업에서는 이 “이어서 하기” 가 생각보다 큰 안전장치였다.

그리고 이 세 번의 시행착오에서 Claude가 쓴 토큰은 “코드를 고치는 대화” 분량뿐이다. 6,000개를 세 번 처리한 양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.

전체 완료 캡처
최종 결과. 영상 257개(MOV)까지 완료, 오류 0. 사진·영상 합쳐 5,907개 보정 완료.

결과

  • 보정한 것: 사진 3,209장 + 영상 2,698개 = 총 5,907개
  • 오류: 0
  • 들인 토큰: 코드 짜고 고치는 대화 분량뿐 (개수와 무관, 사실상 0에 수렴)
  • 원본: 한 장도 안 건드리고 그대로 보존 → 보정본은 별도 폴더에 따로 저장
  • 사진에 담긴 촬영 시간·위치 정보(EXIF·GPS)도 그대로 유지 → 나중에 날짜·장소별로 자동 분류할 때 그대로 쓸 수 있음

무엇보다, 다음 여행 사진은 그 실행 파일에 폴더만 끌어다 놓으면 똑같이 처리된다. 한 번 만들어두니 두고두고 쓰는 도구가 된 셈이다.


비개발자가 가져갈 원칙 3가지

① “AI가 판단할 일”과 “기계가 반복할 일”을 나눈다

토큰은 작업의 이 아니라 AI의 판단 에 든다. 매번 똑같은 규칙을 적용하는 단순 반복(보정·이름 바꾸기·형식 변환 등)은 코드로 떠넘기면 1만 개를 해도 토큰이 안 든다. “이거 매번 똑같이 하는 일인가?” 싶으면 코드 후보다.

② 무거운 일은 클라우드 말고 내 컴퓨터에서

양이 많고 용량이 큰 처리(사진·영상 대량 변환 등)는 내 PC에서 직접 돌리는 게 빠르고 안정적이다. AI에게는 “내가 돌릴 수 있는 실행 도구를 만들어 달라” 고 부탁하면 된다. 설계는 AI가, 노동은 내 기계가.

영상 보정 진행 캡처
영상 2,698개를 내 노트북에서 재처리하는 중. 예상 시간이 길게 떴지만 내 PC가 백그라운드로 돌리는 거라 토큰과는 무관하다.

③ 안 된 것도 기록한다 — “이어서 하기”는 안전장치다

대량 작업은 한 번에 깔끔히 안 끝나는 게 정상이다. 실패해도 처음부터 다시가 아니라 “못 한 것만 이어서” 가 되도록 해두면, 시행착오의 비용이 확 줄어든다. 이번에 세 번 돌리고도 부담이 적었던 이유다.


자주 묻는 질문

Q1. 사진 6,000개를 AI로 보정하면 토큰이 엄청 들지 않나요?

거의 안 든다. AI가 사진을 한 장씩 들여다보며 보정하는 게 아니라, “이 규칙대로 보정하라” 는 작은 프로그램을 한 번 짜주고 그 프로그램이 컴퓨터에서 돌리기 때문이다. 토큰은 코드를 만들고 고치는 대화에만 들고, 처리하는 개수와는 상관이 없다.

Q2. 왜 클라우드에서 안 하고 내 컴퓨터에서 돌렸나요?

클라우드에서 내 저장폴더로 대용량 파일을 써넣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다. 6,000개·13GB를 그 통로로 밀면 한 시간 넘게 걸리고 자꾸 끊겼다. 내 PC는 저장이 빠르고 동시에 일하는 코어 수도 많아서, 무거운 처리는 내 기계에서 돌리는 게 훨씬 낫다.

Q3. 보정하면 원본이 사라지나요?

아니다. 원본은 한 장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두고, 보정본은 별도 폴더에 새로 저장하도록 했다. 마음에 안 들면 원본이 그대로 있으니 언제든 다시 할 수 있다.

Q4. 사진에 담긴 날짜·위치 정보는 보존되나요?

유지된다. 보정 과정에서 촬영 시간·GPS 같은 정보(EXIF)를 그대로 남기도록 했다. 그래야 나중에 날짜·장소별로 자동 분류하거나 블로그 글 흐름을 잡을 때 그 정보를 쓸 수 있다.

Q5. 한 번에 깔끔하게 끝났나요?

아니다. 세 번 돌렸다. 영상 쪽에서 두 번 막혔는데, 다시 돌려도 이미 된 건 건너뛰고 실패한 것만 이어서 처리되도록 해둬서 부담은 적었다. 대량 작업은 한 번에 안 끝나는 걸 전제로, “이어서 하기” 를 갖춰두는 게 중요하다.


마무리

처음의 걱정 — “6,000개 보정하면 토큰 터지겠지” — 은 보정을 “AI가 매번 판단하는 일” 로 오해한 데서 나온 것이었다. 보정은 한 번 규칙만 정하면 되는 반복 노동이고, 반복 노동은 코드로 떠넘기면 양과 상관없이 토큰이 안 든다.

비개발자인 내가 이번에 제대로 배운 건 결국 일을 나누는 법이었다. 머리 쓰는 설계는 AI에게, 무겁고 양 많은 반복은 내 컴퓨터에게. 이 구분만 잡혀도 “양이 많아서 못 하겠다” 싶던 일들이 갑자기 할 만해진다.


2026년 5월 현재 상태

  • 보정한 분량: 사진 3,209장 + 영상 2,698개 = 5,907개, 오류 0
  • 들인 토큰: 코드 작성·수정 대화 분량뿐 (처리 개수와 무관)
  • 처리 위치: 내 노트북(코어 16개)에서 직접 실행, 클라우드는 코드 작성·소규모 점검만
  • 보존: 원본 불변 + 보정본 별도 폴더 + 촬영 시간·위치 정보 유지
  • 재사용: 다음 여행 사진도 폴더만 끌어다 놓으면 동일 처리
  • 다음 회차 후보: 보정한 사진을 날짜·장소로 자동 분류하는 다음 단계 정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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